정서발달과 주의력
정서의 표현이나 타인과의 정서적 교류는 타고나는 것이라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그 문화와 사회에 맞는 정서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인의 기분을 파악하고 적절한 순간에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장면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관찰이나 경험을 통해서 체득해야 한다. 이러한 학습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주의력이며, 주의력이 부족한 아동들의 대부분이 충동성이나 공격성과 같은 행동통제의 어려움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정서적으로 불안하거나 우울한 아동들은 한 가지 일에 주의를 유지하기 어려우며, 작은 자극에도 쉽게 집중력을 잃는 경향이 있다. 공격적인 아동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더 공격적인 다른 사람의 의도를 더 적대적으로 해석하고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정보처리모델( Dodge, 1986)은 개인이 지닌 특성의 차이로 인해 그 처리과정에 차이가 있다는 가정에 근거를 두고 만들어진 이론으로 아동의 사회적 적응을 설명하기 위해 많이 쓰이고 있는 모델이다. 이 모델에 따르면 우리가 사회적인 정보를 처리하는데 다음의 다섯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1) 환경에서 사회적 단서를 부호화하는 과정으로 감각 과정을 통해 단서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지각하는 과정이다. 어느 한 순간 처리되어야 할 사회적 정보의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적절한 단서에 주의를 집중하고 정보를 절편화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2) 이 단계에서는 일단 단서가 부호화되면 표상이나 해석과정이 일어난다. 단서를 자신의 과거 경험이나 기억에 통합하고 그 단서에 대한 의미있는 이해를 하게 된다.
3) 상황에 대한 해석이 이루어지고 나면 이 상황에서 가능한 행동반응을 탐색하고 생성하는 과정이 일어나나다.
4) 반응의 평가와 결정과정으로 생성된 반응에 관한 잠재적 결과를 평가하고 효율적인 결과에 관한 확률을 계산하여 한 가지 행동반응을 선택하는 과정이다.
5) 반응을 선택하고 나면 그것을 행동으로 수행한다.
연구들에 따르면 공격적인 아동이나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을 보이는 아동들이 이러한 정보처리에 있어 편파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개 공격적인 아동들이 그렇지 않은 아동들에 비해 다른 사람의 의도를 더 적대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Graham & Hudley, 1994). 공격적인 아동들이 대인관계 문제에 덜 효과적이고 보다 공격적인 해결책을 만든다(Slay & Guerra, 1988). 과잉행동아동은 공격적인 아동에게 발견되는 결함과 유사한 결함을 보인다. 충동적 반응, 현존단서에 대해 주의집중을 하지 못하는 것(Loney & Milich, 1982), 동료에 대해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Milich & Laudau, 1982) 유사한 행동을 발견하였다. 곽금주와 김민화(1998)의 연구에서도 주의력 결핍아동이 정상아동들에 비해 부정적인 단서를 더 많이 회상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정상아동이 주의력결핍 아동에 비해 더 유능한 사회적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사용된 주의력결핍 아동들은 문제행동의 내재와, 외면화, 우울/불안, 미성숙, 사고문제, 주의집중문제, 비행, 공격성 등에서 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즉, 주의력 부족은 단순한 정보나 인지적인 발달의 결핍을 초래할 뿐 아니라 정서발달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